기계의 몸을 얻기 위해 은하철도 999를 타려하는 철이(일본식 이름은 데츠로).. 의문의 여자 메텔의 도움으로 우연히 은하철도999의 티켓을 얻게되고 종착도 모르는 우주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여행중 거치게 되는 여러 별들에서 철이는, 아름다운 별들의 모습 뒤로 가려진 수많은 사람들의 슬픔과 좌절, 고통과 눈물을 보게 된다. 결국 수많은 난관을 헤치고 여행의 끝인 기계인간성에 도달한 철이..그러나 철이는 그곳에서 영원한 생명을 주지만 그것이 실제로는 수많은 인간들의 목숨과 희생 위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게되고 결국 메텔 행성과 기계여왕 프로메슘을 파괴하게 된다. 철이는 감정이 없는 기계인간으로서 영원한 삶을 얻기보다는 슬픔과 기쁨을 함께 느끼며 살아가는 하나의 사람으로서 남기를 원한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다시금 999호를 타고 그의 고향, 지구로 떠난다.
영화에 나오는 999라는 기차의 숫자는 결국 1000에 1이 모자라는 숫자,즉 그것은 어른이 되기 전까지의 소년시절을 의미하는 것이다. 메텔은 마지막 회에서 철이와 헤어지며 이렇게 말한다. "안녕.. 철이..나는 너의 추억속에만 있는 여자, 나는 소년시절의 마음속에만 있는 청춘의 허상..." 그리고 은하철도의 마지막을 수놓으며 흐르는 나레이션.."...,그리고 소년은 어른이 되었다."
결국 이 만화는 우주라는 배경을 통해, 어린 소년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을 이야기한 것이다. 세상을 사는 여러 사람들의 모습에서, 그들의 눈물과 좌절을 보며 비판하고 깨달으면서 어린 소년은 하나의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이런 전반적인 흐름 속에서 마츠모토 레이지는 옴니버스 형식을 빌어 또한 많는 이야기를 한다. 자본주의와 물질만능주의에 대한 비판, 인간 본연의 탐욕과 시기 등.. 작품속에서 지나치는 여러 별들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철이의 999호 열차 티켓을 노리고 끊임없이 훔치려 하는데 이것은 어쩌면 이 끔찍한 세상에서 떠나려 발버둥치는 우리들의 자화상이 아닐까. 이러한 모습들은 내심 조용하고 담담하게 그려지고, 그 모든 이야기들의 안에는 무엇이라 단정할 수 없는 깊은 슬픔이 내재되어 있다. 이것이 바로 마츠모토 레이지가 진정 우리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일런지도 모르겠다.
70년대 일본만화 영화붐을 일으킨 작품으로,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 기계몸을 구하기 위해 우주 공간을 달리는 은하철도에 오른 소년과 그를 돕는 신비한 여인 메텔이 겪는 모험을 로드 무비 형식으로 그린 SF 만화영화다. 후지 TV를 통해 78년 9월(1978.9.14~1981.4.9)부터 2년 6개월간 방영된 이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최고 22.8%, 평균 15.5%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일본의 대표적 드라마판 만화이다. 11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장대한 분량과 함께, 풀리지 않는 메델에 대한 의문, 인간과 삶에 대한 고차원적인 메시지까지, 애니메이션만이 가질 수 있는 무한한 상상력 덕분에 스페이스 픽션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은하철도 999>는 메텔 일행이 여행하며 그 여정에서 보게되는 모습을 통해 기계인간들과 인간들의 빈부의 격차를 극명하게 부각시킨 '자본주의 사회의 비판', '무정부주의적인 시각', '종교적 신비주의' 등 다양한 메시지를 담아 성인 취향의 대중화에 성공한 만화로 인정받는다.
참고 글. 원작자 마쓰모도 레이지(Leiji Matsumoto)는 이 작품 외에도 <우주 전함 야마토>, <하록 선장>, <천년 여왕> 등으로도 우리에게 잘 알려진 만화영화 작가다. <은하철도 999>의 배경은 그의 또다른 작품들과도 많은 연관성이 있다. 가령, 메텔은 <천년 여왕>에서 1999년 9월 9일 9시9분9초에 지구와 충돌한다는 행성인 La-Metal이 고향인 일종의 외계인이며, 하록 선장은 <나의 청춘 아르카디아>에서 처음 기계제국을 건설하던 무렵, 인간성 상실의 세계에 반기를 든 영웅 중의 한 명(은하철도 999에는 가짜 하록에 대한 Episode가 있다)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어떤 Story 상의 연관성보다는, 작가인 마츠모토 레이지의 작품 세계로서의 연관성으로 살펴보는 편이 좋을 것이다. 즉 작가의 작품들의 연계는 훨씬 더 그 작품의 스케일을 방대하게 하고, 그 작가만이 만든 작은 세계의 치밀성을 더욱 정교하게 만든다는 점을 말하는 것이다. 국내엔 80년대 일요일 아침 MBC-TV를 통해 방영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만화 영화로 특히 김국환이 불렀던 주제곡이 크게 히트하였다.